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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글에서 체중 하나로 RER(휴식 에너지 요구량)을 구했습니다. 5kg 강아지라면 약 234kcal였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그대로 하루 급여량으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RER은 가만히 쉬고 있을 때의 에너지라서, 실제로 하루를 사는 데 필요한 양은 이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하루 동안 체중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MER(Maintenance Energy Requirement, 유지 에너지 요구량)이라고 부르고, 보통 RER × 계수로 구합니다. 문제는 이 계수가 강아지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같은 5kg이라도 어떤 계수를 고르느냐에 따라 하루 328kcal가 되기도 하고 421kcal가 되기도 합니다. 차이가 93kcal, 하루 사료량의 4분의 1에 가깝습니다.
머크 수의학 매뉴얼의 계수 표
머크 수의학 매뉴얼은 건강한 개의 하루 유지 에너지를 다음 계수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칸은 5kg 강아지에 적용한 값입니다.
구분RER에 곱하는 수5kg이라면
| 중성화하지 않은 성견 | × 1.8 | 약 421kcal |
| 중성화한 성견 | × 1.6 | 약 374kcal |
| 살이 쉽게 찌는 성견 | × 1.4 | 약 328kcal |
| 4개월 미만 퍼피 | × 3 | 약 702kcal |
| 4개월 이상 퍼피 | × 2 | 약 468kcal |
같은 표의 각주에는 "어떤 칼로리 계산이든 출발점일 뿐이며, 반응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는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표의 숫자는 정답이 아니라 첫 번째 추정값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강아지는 어느 줄에 해당할까
중성화 여부
표에서 중성화한 성견(1.6)은 중성화하지 않은 성견(1.8)보다 계수가 낮습니다. 같은 체중이라면 하루 필요량이 10% 남짓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중성화 수술 뒤에 전과 같은 양을 계속 주다가 체중이 서서히 늘어나는 경우가 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살이 찌기 쉬운 체질인지
간식을 조금만 늘려도 체중이 오르거나, 예전에 과체중이었던 적이 있다면 1.4에서 시작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실내에서 주로 지내고 산책이 짧은 소형견도 여기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기인지
퍼피는 몸을 만드는 데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계수가 훨씬 큽니다. 4개월 전까지는 RER의 3배, 그 뒤로 다 자랄 때까지는 2배가 기준입니다. 성장기에는 체중이 매주 바뀌므로 계산도 체중이 바뀔 때마다 다시 해야 합니다.
활동량
표에 따로 줄이 없지만, 운동량이 아주 많은 개는 표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루 대부분을 쉬면서 보내는 개는 표의 값도 많을 수 있습니다. 활동량은 숫자로 딱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아래에서 설명할 "낮게 시작해서 보정하기"가 더 중요합니다.
5kg 강아지로 계산해 보기
같은 체중에 계수만 바꿔서 나란히 놓아 보면 차이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막대로 나란히 세워 보면 이렇습니다.

콩이 체중인 4.9kg을 넣어 보면 RER은 약 231kcal이고, 1.4를 곱하면 약 323kcal, 1.6을 곱하면 약 369kcal입니다. 계수 0.2 차이가 하루 46kcal 차이로 이어집니다. 3,400kcal/kg 정도의 건사료라면 하루 13~14g, 한 끼로 치면 6~7g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상황고를 계수이유
| 중성화했고 실내 생활, 산책은 하루 30분 안팎 | 1.6에서 시작 | 표의 기본값 |
| 간식을 조금만 늘려도 체중이 오름 | 1.4 | 살이 쉽게 찌는 성견 기준 |
| 중성화하지 않은 활발한 성견 | 1.8 | 표의 기본값 |
| 생후 3개월 퍼피 | 3 | 4개월 미만 성장기 |
| 어느 쪽인지 잘 모르겠다 | 한 단계 낮은 쪽 | 2주 뒤 체중을 보고 올리는 편이 쉬움 |
헷갈리면 낮은 쪽에서 시작합니다
머크 수의학 매뉴얼은 같은 체중이라도 개체마다 계산값보다 30% 많거나 적게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계수를 아무리 신중하게 골라도 이 정도의 개인차는 남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계수를 한 번에 맞히려고 애쓰기보다, 조금 낮은 값으로 시작해서 2주 동안 체중 흐름을 보고 5~10%씩 조정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체중이 조금씩 늘고 있다면 줄이고, 줄고 있다면 늘립니다. 적게 시작한 양을 늘리는 것이 많이 시작한 양을 줄이는 것보다 강아지에게도 보호자에게도 수월합니다.
많이 받는 질문
중성화 수술을 하면 바로 계수를 바꿔야 하나요?
수술 직후 회복 기간에는 동물병원 안내를 먼저 따르는 것이 맞습니다. 회복이 끝난 뒤에는 1.6을 기준으로 계산하되, 몇 주 동안 체중을 자주 재 보면서 늘어나는 흐름이 보이면 양을 조금씩 줄입니다.
산책을 많이 한 날은 밥을 더 줘야 하나요?
하루 단위로 급여량을 바꾸기보다는 한 주의 평균 활동량을 기준으로 정하는 편이 관리하기 쉽습니다. 평소보다 훨씬 오래 걸은 날에는 간식 몫 안에서 조금 보충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표에 노령견 줄이 없는데 어떻게 하나요?
나이가 들면 활동량과 근육량이 줄어 필요한 칼로리도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노령견 중에는 오히려 체중과 근육이 빠지는 경우도 있어서, 계수 하나로 정하기보다 체형 점수와 근육 상태를 함께 보면서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 하루 급여 칼로리(MER)는 RER × 계수로 구합니다.
- 머크 수의학 매뉴얼 기준: 중성화 안 한 성견 1.8, 중성화 성견 1.6, 살이 쉽게 찌는 성견 1.4, 4개월 미만 퍼피 3, 4개월 이상 퍼피 2.
- 같은 5kg이라도 계수에 따라 하루 328~421kcal(성견 기준)로 달라집니다.
- 개체 차이가 ±30%까지 있으니, 낮은 쪽에서 시작해 2주마다 5~10%씩 조정합니다.
참고 자료: 머크 수의학 매뉴얼 — 개·고양이 하루 유지 에너지 표, 머크 수의학 매뉴얼 — 소동물의 영양 요구량, 터프츠 대학 수의대 Petfoodology — 얼마나 먹여야 할까
같이 보면 좋은 글: 강아지 하루 칼로리, RER 공식 하나로 시작하기 / 콩이의 아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성장 일기
※ 이 글의 계수와 숫자는 건강한 개를 기준으로 한 일반 정보입니다. 질환이 있거나 약을 먹는 중이라면 필요한 칼로리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담당 수의사와 상의해 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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